금융

어음의 발생과 어음할인

polycon 2021. 10. 31. 14:04

어음의 유통

 

세금 징수원들은 돈을 가지고 다닐 수 없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화폐를 들고다니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고 강도를 만날 위험도 존재했다. 따라서 그들은 어음을 사는 방법을 사용했다. 어음이란 돈이 필요한 사람이 발행하는 지급 약속증서이다. 어음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어음을 가진 사람은 어음에 적힌 금액을 특정일에 특정 사람 또는 기관에게서 지급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 A라는 사람이 돈이 필요하여 1월 1일에 10만원짜리 어음을 발행했다.

- 이 어음에는, 어음 소지자가 발행일로부터 1년 뒤에 C라는 사람에게서 11만원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 B라는 사람은 어음 발행일에 10만원을 주고 이 어음을 구입하였다.

- 따라서 그는 내년 1월 1일에 C에게서 11만원(원금 10만원 + 이자 1만원)을 받기를 기다린다.

 

B가 10만원짜리 어음을 구입한 순간, A는 신용을 지급 받은 것이다. 쉽게 말하면 B로부터 1년 만기 대출을 받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A가 발행한 어음은 C에게서 지급 받고, C가 발행한 어음은 D에게서 지급 받는 방식으로 어음이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세금 징수원은 이렇게 어음을 A에게서 산 어음의 금액을 C에게서 지급받고, 다시 C에게서 어음을 사서 D에게서 지급 받는 방식으로 세금을 거두어 올 수 있었다. 그는 세금 징수원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금속 화폐와 일부 어음을 가지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왔을 것이다.

 

 

어음 할인

 

어음의 할인은 은행이 만기가 되지 않은 어음을 어음 소지자에게서 사들이는 것이다. 단, 이 때 어음에 붙은 이자는 무시한다. 어음의 원금만 주고 사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어떻게 가능할까? B의 사정을 들어보자.

 

B는 갑자기 돈이 필요해졌다. 여기저기서 모두 끌어 모아봤지만 부족하였다. 심지어는 가지고 있던 어음까지 팔아야 될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 사실은 B의 마음을 굉장히 쓰리게 했는데, 왜냐하면 이 어음의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너무 급박했기 때문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B는 어음을 팔기 위해 여기 저기에 돌아다녔지만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어음을, 지금까지의 이자까지 쳐서 사려는 사람은 없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기 때문에 B는 아주 불안했다. 그 때 X라는 사람이 B에게 원금만 주고 그 어음을 사겠노라고 제안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B는 X에게 그 어음을 원가격인 10만원으로 팔아버렸다. 

 

B가 X에게 원금으로 어음을 팔아버린 순간, X는 해당 어음을 1만원 할인하여 구입한 것이 된다. 1월 1일 이후에는 11만원이 될 어음을 10만원에 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음을 구입하는 것을 '어음할인(할인을 요구하는 어음 구입)'오랜 과거에는 환전상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어음을 사들여 돈을 불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환전상들은 은행의 모습을 갖추었고 현대에는 은행이 어음할인 업무를 하고 있다.